바다와 민물 만나는 곳에 그물을 쳤더니 이런 게 올라오네요? / 3월에서 5월 딱 이맘때만 기다린다는 거제도 사람들 / 거제도에 봄이 오면 / 봄숭어와 사백어 / 바다다큐

2024/04/29 に公開
視聴回数 131,987
0
0
꽃이 펴도 ‘이 녀석’이 오지 않으면 거제 사람들은 봄이 오지 않았다고들 한다.
3월에서 5월까지, 목 빠지게 이 녀석만 기다린다는 거제 사람들에게 봄은 ‘꽃 보다 이 녀석’이다.



■ 본 손님, 기다리는 동안

남부면 다대리 다대마을
이 마을 사람들이 기다리는 그 녀석이란, 숭어다.

이 마을 숭어는 산에서 잡는다.
100년도 넘은 전통 어법, 육소장망.
숭어가 들 만한 목에 그물을 깔아뒀다가 망수가 물 빛깔과 물 속 그림자의 변화를 감지해 기계로 그물을 올려 잡는 개량 육소장망법이 그것이다.
절벽 아래 망루에서 어로장이 신호를 주면 대기하던 어부들이 일제히 출동하는 방식이다.
새벽 5시 망루에 올라 하염없이 바다만 쳐다보는 어로장 임정근 씨의 눈도 쉴 틈이 없다.

새벽부터 기다려도 11시간째 망루에선 연락이 없다.
기다리는 동안 어부들은 학꽁치 잡기로 무료함을 달래는데...



■ 물 색, 그리고 물결

“사람이 나와서 고기를 기다려야지 고기가 사람 기다리나”

100년 넘게 숭어두리를 이어오면서 변하지 않는 건 어로장의 신속한 판단력이 숭어를 잡는데 막중한 역할을 한다는 것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숭어를 기다릴 줄 아는 인내(忍耐)다.

거제 사람만 그 맛을 안다는 생선, 사백(死白)어
숭어를 기다리는 그 시각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하천에서 또 다른 봄 손님을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귀가 밝아 발소리도 죽여야 한다는 고기의 정체는 사백어!
일 년 열 두 달 중에 고작 20일 정도 잡히지만, 맛은 기다리는 만큼 제값을 톡톡히 한다.
죽은 뒤에 색이 하얗게 변한다 해서 이름도 사백어
사백어가 흔치 않아 그 맛은 거제사람만 아는 맛이라는데...



■ 기다림의 만선이여

무전기가 울렸다!
밥을 먹다말고 어부들이 뛰기 시작한다.
그물을 친 뒤에도 숭어들이 도망갈 수 있기에 한시도 지체해선 안 되는 긴박한 작업
어부들이 만선의 숭어를 향해 뛰어간다. 봄을 만나러!



※ 한국기행 - 봄 달리다 남해바닷길 2부 숭어를 기다리며 거제 (2015.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