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려 하는 모든 이에게
잘 지내요? 난 그저 지내요. 내가 그저 지낼 테니, 당신은 잘 지내야 해요..
새벽을 위한 play list _01
우리의 안녕을 묻던 계절이 돌아와 당신의 안녕을 물음에 줄곧 무너지는 요즘이다
사랑을 가르치고선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던 당신을 사랑한다
우리는 각자 다른 언어로 사랑을 말하고 있었다
새벽 겨울 첫눈처럼 다가와 아침 봄비처럼 내 마음 녹이고선 한여름 폭우처럼 내 전부를 젖게 하였는데 가을 바람과 함께 떠난다 한들 내가 어찌 당신 잊을 수 있을까
어제는 당신을 피해 달아났고 오늘은 당신을 향해 걸어간다 그렇게 난, 아직 우리의 마지막에서 맴돌고있다
갈 곳 잃은 감정이라 치부했었다. 가지 못해 멈춰버린 감정인 줄 모르고
내가 찍으려 했던 삶의 마침표를 끌어내려 반점으로 만들어놓고선
당신을 그리는 우울마저 사랑하게 되었음을
기다렸던 계절이 당신을 짙게 물들인다 난 계절이 아닌 계절 속 당신을 기다렸나 보다
당신과의 추억 마저 없었다면, 난 그저 느리게 자살하는 삶이었을거라 생각한다.
순간의 찰나를 채우던 당신이 어느새 나의 모든 여백을 채우고 있음을 알게 되었을 때, 당신을 사랑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잔불처럼 흩날려 사라져버릴 것이지 왜 밤하늘의 별이 되어 매일 밤 생각나게 하는가
계절을 사랑하게 된 줄 알았는데, 계절이 아닌 당신과의 시간을 사랑했나 보다
가지지 못할 당신의 인생 중 한순간이라도 채웠음에 내 마음을 두었다. 이른 새벽 소나기를 닮은 사람아
모든 계절이 유서였다.
더 이상 그릴 수 없음에도 그리운 당신에게
당신은 내내 날 부시고 무너트리는 파도인가 그럼에도 그리워 다시금 찾게 만드는 바다인가